"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해"
vol.71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처음의 설렘만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고, 익숙해졌다고 같은 자리에 머물러도 금세 한계를 만나게 된다. 그래서 오래 자신의 일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며 스스로를 조금씩 바꿔간다는 점이다.
이번에 만난 네 사람도 그랬다. 누군가는 목수가 되기 위해 처음부터 기술을 다시 배웠고, 누군가는 더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먼 지역까지 오가며 공부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여행객들과 함께 주얼리를 만들며 새로운 경험을 쌓고, 누군가는 오래된 토속음식을 오늘의 방식으로 다시 해석하기 위해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있다. 하는 일은 모두 다르지만, 이들에게 배움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이었다.
새로운 도전은 언제나 두려움을 동반한다. 익숙한 일을 내려놓고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일은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은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더 잘하고 싶어서 배우고, 더 오래 하고 싶어서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쌓인 시간들은 어느새 자신만의 일이 되었고, 남해만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네 사람을 만났다. 목수 심서현, 라벨라 이민주 대표, 골목길공작소 이경서 대표, 그리고 고시레 김진아 대표까지.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새로운 배움은 거창한 도전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은 호기심 하나,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 하나가 또 다른 길을 만든다. 이번 이야기가 지금 새로운 시작을 고민하는 누군가에게도 작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 남해로ON 뉴스레터는 남해의 사람과 공간, 그리고 이곳에서 새롭게 써 내려가는 여행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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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며 자신의 길을 만든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수많은 일을 경험하며 조금씩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아간다. 심서현 씨는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시민단체 활동부터 학원 강사, 카페 바리스타, 문구점, 펜션 관리, 영화관까지. 남들이 보기에는 자주 방향을 바꾼 것처럼 보였지만, 그녀에게는 모두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지금 그녀는 경남 곳곳의 현장을 오가는 목수로 일하며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있다. 목수라는 직업보다 ‘배우는 사람’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사람. 끊임없이 새로운 환경으로 걸어 들어가며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결국 일을 넘어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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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새로운 일을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민 단체에서도 일했고, 학원 강사도 했고, 카페 바리스타와 문구점, 마트, 영화관까지 정말 다양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하나의 직업을 오래 하는 것보다 새로운 환경에서 배우는 시간이 저에게는 더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주변에서는 한 곳에 오래 다니지 않는 저를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제가 원하는 시기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배우는 삶이 좋았습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활력이 사라지는 사람이었습니다. 일을 잘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이 저를 계속 움직이게 했습니다.
그래서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보다 ‘지금도 배우고 있는가’였습니다.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제가 오래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이유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다양한 직업을 거쳐 온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새로운 시작을 선택하며 저에게 맞는 삶을 찾아온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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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생활하면서 오래된 집을 직접 손볼 일이 많았습니다. 수도를 고치고, 벽을 손보고, 작은 공간을 하나씩 바꾸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고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기술을 배워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집을 손보면 볼수록 공간이 달라지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자연스럽게 목수라는 일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해외 생활을 하면서도 기술 하나쯤은 있으면 어디서든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비스업도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이제는 손으로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와 건축 목공을 배우기 시작했고, 자격증을 취득한 뒤 지금의 회사를 만나 건설기술자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며칠 정도만 함께 일해 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제 모습을 좋게 봐주셨고, 그렇게 인연이 이어져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좋은 동료들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난 것도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하루하루 경험을 쌓으며, 언젠가는 제 손으로 직접 집 한 채를 지어보고 싶다는 목표를 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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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저는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쟁이나 성공의 기준이 저와는 조금 맞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가는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서른이 되어 처음 해외로 나갔고,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이 캐나다였습니다.
캐나다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서로의 다름을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문화였습니다. 예전에는 저 스스로도 유별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곳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저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오히려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존중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웠고, 그 경험은 저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후 인도와 멕시코, 호주 등 여러 나라를 다니며 오래 머무는 여행을 했습니다. 관광지만 둘러보기보다 골목을 걷고, 현지 사람들의 일상을 경험하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지금도 새로운 나라에 가면 가장 먼저 명상 센터를 찾아 그 지역의 문화를 배우고, 그곳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느껴보려고 합니다. 여행이라기보다 잠시 그곳에서 살아보는 시간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 시간들은 결국 ‘남들이 정한 기준’보다 ‘내가 납득하는 삶’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어떤 삶이 정답인지는 누구도 대신 정해줄 수 없다는 것을 여행을 통해 배웠고, 지금도 새로운 선택을 할 때마다 그 경험들이 제 기준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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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아직 막내입니다. 보통 막내라고 하면 커피를 타거나 허드렛일부터 맡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제가 다니는 회사는 처음부터 기술을 가르쳐주는 분위기입니다. 작은 작업이라도 직접 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하나씩 설명해 줍니다. 그래서 매일 현장에 나가는 시간이 새롭게 느껴지고, 배우는 과정 자체가 즐겁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머리로는 분명 이해한 것 같은데 막상 손으로 해보면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이렇게 손재주가 없었나’ 싶기도 합니다. 작업 일지를 쓰고 그날 배운 내용을 다시 복습하지만, 기술은 결국 반복하면서 몸으로 익혀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작업을 어느 순간 혼자 해낼 때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아지는 것이 보이고, 하나씩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는 순간마다 이 일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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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움직이는 일은 오래전부터 제 일상의 한 부분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부터는 요가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고, 러닝과 등산도 자연스럽게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목표를 정해두거나 기록을 세우기 위해 하는 운동은 아닙니다. 오히려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하루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습관에 가깝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체력이 중요한 순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는 이유가 단순히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꾸준히 몸을 움직이다 보면 생각도 함께 정리되고, 복잡했던 마음도 조금씩 가벼워집니다. 저에게 운동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에너지를 채우는 시간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억지로 운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몸이 움직이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면 자연스럽게 요가를 하고, 달리고, 산을 오릅니다. 그렇게 일과 쉼의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 오래도록 좋아하는 일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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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납득하는 삶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세상이 정해 놓은 정답보다 제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방향을 무조건 따라가기보다, 지금의 선택이 정말 저다운 것인지 계속 묻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삶의 목적이 어느 순간 또 다른 집착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조금 느리더라도 저만의 답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본능적으로 먼저 드는 마음을 외면하지 않고 천천히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 안의 부족한 모습이나 불편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완벽한 사람이 되기보다 계속 자신을 돌아보고, 필요할 때는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언젠가는 제 손으로 직접 집을 짓고 싶습니다. 제가 배운 기술을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고, 봉사처럼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에도 사용해 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 목표를 향해 하나씩 배우고 경험을 쌓아가는 중입니다. 어쩌면 제가 되고 싶은 창작형 사람은 무언가를 잘 만드는 사람이라기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계속 고쳐나가는 사람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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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리방조어부림
"일출과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에요" |
남해금산
"비단을 두른 듯 아름답다하여 불리우는 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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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잘하기 위해 멈추지 않는다. 이민주 대표는 그런 사람이다. 독일마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처음 커피를 만들던 학생은 어느덧 10년째 라벨라를 운영하는 대표가 되었다. 그 사이 유행은 여러 번 바뀌었고, 디저트도 달라졌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더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다.
처음에는 케이크를 만들었고, 이후에는 마카롱을 배우기 위해 매주 대전을 오갔다. 베이킹을 더 깊이 배우기 위해 부산을 오가며 시간을 투자했고, 이제는 직접 클래스를 열어 다른 사람들에게 기술을 나누고 있다. 누군가는 완성된 카페를 보지만, 그는 지금도 여전히 배우는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라벨라는 그렇게 배움이 쌓여 만들어진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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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고 싶었습니다
베이킹을 처음부터 꿈꿨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수능을 마친 뒤 독일마을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커피를 만들고 손님을 응대하는 일도 좋았고,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누군가에게 건네는 과정이 특히 즐거웠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자동 머신이 아니라 반자동 머신으로 커피를 내렸는데, 손으로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저에게는 큰 흥미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4년 정도 일을 하다 보니 막연하게 하나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10년 뒤에는 내 카페를 운영해 보고 싶다.’ 그때는 그저 마음속에 품었던 작은 목표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더 커졌던 것 같습니다.
전공은 치위생학이었습니다. 졸업 후에는 치과에서 근무하며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부모님께서 “직접 가게를 한 번 운영해 보는 건 어떻겠냐”고 권유해 주셨고, 많은 고민 끝에 제 이름을 건 공간을 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공간이 지금의 라벨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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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지금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라벨라를 열었을 때는 지금과는 메뉴가 많이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케이크와 타르트가 유행이어서 그 메뉴들을 중심으로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재료가 많이 남았고, 당시 남해에서는 타르트라는 디저트가 아직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손님들에게 알리는 것도 쉽지 않았고,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습니다.
그때 ‘다른 메뉴를 제대로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마카롱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남해에서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인연이 닿은 대전까지 매주 오가며 수업을 들었습니다. 왕복으로 긴 시간을 이동해야 했지만,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씩 익혀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마카롱이 점차 손님들에게 알려지면서 라벨라의 대표 메뉴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빵을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부산까지 오가며 제빵을 배우기 시작했고, 유튜브만으로는 채울 수 없었던 부분들을 직접 배우며 하나씩 채워나갔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라벨라는 새로운 메뉴를 만들면서 성장한 것이 아니라, 배우는 일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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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면서 더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베이킹 클래스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과연 제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컸습니다. 처음에는 소개를 받아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특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끝까지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을지 매번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수업을 한 번, 두 번 이어갈수록 조금씩 노하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음에는 이렇게 알려주면 더 쉽겠다’, ‘이 부분은 메뉴를 만들 때도 이렇게 응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기술을 알려주는 시간이 오히려 저를 더 성장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지금은 학교나 기관에서도 출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긴장만 했던 수업이 이제는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베이킹을 알려주는 일이 단순히 기술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저 역시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이 클래스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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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만들어준 대표 메뉴가 있습니다
지금 라벨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유자마카롱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실 처음부터 유자를 활용한 디저트를 만들 계획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 고향 친구와 지인들이 가게에 들렀다가 “남해까지 왔는데 유자를 활용한 마카롱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한 번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당시에도 유자를 활용한 음료나 카스텔라는 있었지만, 마카롱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자의 향과 상큼함을 크림에 담아보자는 생각으로 여러 번 레시피를 수정하며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하나의 메뉴였지만, 점점 유자마카롱만 찾는 손님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어느새 라벨라를 대표하는 디저트가 되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도 여전히 마카롱입니다. 유행이 지났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라벨라의 마카롱을 드시고 다시 찾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맛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레시피를 계속 수정하고 연구했던 시간들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끼고 있고, 앞으로는 제빵과 케이크를 더 깊이 배우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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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보다 사람을 기억합니다
10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며 정말 많은 손님들을 만났습니다. 다행히 저는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진상 손님을 거의 만나지 않았고, 오히려 좋은 인연으로 남은 손님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주문보다 사람을 먼저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은 이런 재미있는 일도 있었습니다. 예전에 베이킹 클래스를 들었던 한 손님이 오랜만에 가게를 찾아왔는데, 히피펌을 정말 예쁘게 하고 온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디에서 했는지 물어보고 저도 바로 예약해서 같은 스타일을 했는데, 막상 완성된 제 모습은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거울을 보는 순간 마치 영화 속 해그리드가 된 것 같아서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손님은 그 이후에도 꾸준히 가게를 찾아주는 단골이 되었고, 지금도 만나면 그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곤 합니다.
이런 소소한 기억들이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메뉴를 맛있게 드셨다는 이야기도 물론 기쁘지만, 손님들과 취향을 나누고 일상을 이야기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시간이 저는 더 좋습니다. 그래서 라벨라는 단순히 디저트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오래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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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친절이 오래 기억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라벨라를 시작했을 때는 관광지에 있는 카페를 운영한다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나이가 어렸던 만큼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고,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0년 동안 가게를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손님들이 만족하고 다시 찾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 가장 큰 목표가 되었습니다.
독일마을은 풍경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래서 카페 안에서도 그 풍경을 편안하게 바라보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공간을 만들어왔습니다. 맛있는 디저트를 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행의 속도를 잠시 늦출 수 있는 곳. 라벨라가 그런 공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돌아가실 때 “돈이 아깝지 않았다”, “편하게 잘 쉬고 간다”, “맛있게 잘 먹었다”는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한 공간이었다”는 기억이 오래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디저트만큼이나 좋은 응대와 편안한 분위기도 라벨라가 꼭 지키고 싶은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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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마음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1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도 배우고 싶은 것이 참 많습니다. 지금도 제빵은 더 공부해야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고, 언젠가는 예전에 만들었던 생크림 케이크도 다시 시작해 보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재료를 버리는 일도 많았고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 잠시 멈췄지만, 언젠가는 꼭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목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앞으로는 베이킹 클래스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운영해 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마카롱과 소금빵, 쿠키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라벨라만의 색깔이 담긴 클래스를 운영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입니다. 누군가에게 기술을 알려주는 과정도 저에게는 또 다른 배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돌아보면 지금의 라벨라는 특별한 비결 하나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더 잘 만들고 싶어서 배우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다시 공부하고,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시간들이 하나씩 쌓여 지금의 라벨라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저는 여전히 배우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몸이 몇 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배우고 싶은 것이 많지만, 그 마음만큼은 지금처럼 오래 간직하며 라벨라를 조금씩 더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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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브리즈
"여유롭게 쉬어 가기 좋은 이웃 카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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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공방을 연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사람들의 기억을 만들기 위해 공간을 만든다. 골목길공작소 이경서 대표는 후자에 가깝다. 서울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하고 귀금속 일을 하던 그는 잠시 쉬어갈 생각으로 남해에 내려왔다. 하지만 예상보다 길어진 시간은 삶의 방향을 바꾸었고, 부모님 집의 작은 방은 어느새 사람들의 추억을 만드는 공방이 되었다.
지금 골목길공작소에는 여행객과 연인, 가족들이 찾아와 자신만의 반지와 목걸이를 만든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기념품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결혼반지가 되기도 한다. 이경서 대표는 자신을 뛰어난 작가라고 소개하기보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직접 만들며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끼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손끝에서 시작된 작은 경험이 오래 기억되는 추억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도 공방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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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러 왔던 남해가 삶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남해에서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 서울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하고 종로에서 귀금속 관련 일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어학연수를 준비하며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잠시 쉬기 위해 부모님이 먼저 귀촌해 계시던 남해에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오래 머물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계획했던 어학연수는 계속 미뤄졌고, 서울로 돌아가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예상보다 긴 시간을 남해에서 보내게 되었고, 천천히 이곳의 삶에 익숙해졌습니다. 서울에서는 늘 바쁘게만 살아왔는데, 남해에서는 조금 다른 속도로 하루를 보내는 삶이 생각보다 잘 맞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싶다는 마음도 컸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 순간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보다, 이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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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하나가 골목길공작소가 되었습니다
지금의 공방은 원래 부모님이 지내시던 오래된 집의 한 공간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공방을 운영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남해에도 조금은 새로운 문화 공간과 체험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마침 비어 있는 방이 하나 있었고, 서울에서 해오던 일을 이곳에서 다시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공간에서 조심스럽게 시작했습니다. 관광지인 남해에서 과연 주얼리 공방이 가능할지 확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둘 찾아오는 손님들과 클래스를 운영하면서 점점 가능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작은 공간이 누군가의 여행을 기억하게 만드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골목길공작소는 어느새 6년째 운영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작업을 하는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와 직접 만들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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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즐거움은 어릴 때부터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으셨는데, 자연스럽게 저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학교를 다닐 때는 직접 휴대폰 케이스를 만들어 판매해 보기도 했고, 작은 소품을 만드는 시간도 즐겼습니다. 하나씩 형태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늘 재미있었습니다.
금속공예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금이나 은, 동처럼 다양한 금속을 활용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생각보다 섬세하고 복잡합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도 많이 갑니다. 하지만 그렇게 여러 과정을 거쳐 하나의 형태가 완성됐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작고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주얼리 디자인에 더 마음이 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작품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누군가와 함께 만드는 시간이 더 좋습니다. 제가 처음 금속공예를 배우며 느꼈던 즐거움과 성취감을 다른 사람들도 경험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래서 골목길공작소는 작업실이라기보다, 함께 만들고 함께 즐기는 공간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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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보다 오래 남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공방을 찾는 분들 가운데는 처음부터 주얼리 만들기에 관심이 있었던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여행을 오셨다가 새로운 체험을 해 보고 싶어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남자분들은 여자친구를 따라오셨다가 “생각보다 재미있다”며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던 작업도 두 시간 정도 집중해서 하나씩 만들어가다 보면 모두가 완성의 기쁨을 느끼고 돌아가십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들도 그런 분들입니다. 연인들이 기념일을 맞아 반지를 만들러 오기도 하고, 결혼반지를 직접 만들기 위해 방문하는 부부도 있습니다.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체험을 하거나,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이 주얼리 디자인을 경험해 보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신만의 추억을 만들고 갑니다.
골목길공작소에서는 ‘은점토’라는 재료를 활용해 주얼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고, 공간의 제약도 적어 체험 프로그램으로도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 아닙니다. 여행 중 잠시 멈춰 앉아 온전히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보는 시간, 그리고 직접 만들었다는 기억이 오래 남는 것이 저에게는 더 큰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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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없는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공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좋은 기억을 남기는 일입니다. 정해진 모양을 그대로 따라 만드는 체험도 의미가 있지만,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고민하고 손으로 만들어보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완벽한 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기억이 훨씬 오래 남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체험을 진행할 때도 디자인을 정해놓지 않습니다.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원하는 스타일을 함께 고민하고, 하나씩 수정해 가며 완성합니다. 같은 반지를 만들더라도 모두 다른 모양이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저는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각자의 취향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 작업도 비슷합니다. 특별하거나 화려한 작품보다 일상에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손이 자주 가는 주얼리를 만드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결국 사람마다 좋아하는 모습이 다르듯, 디자인 역시 하나의 정답을 따르기보다 각자의 이야기가 담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mage ⓒ 남해로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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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에서 창작 활동을 한다는 것은 분명 장단점이 있습니다. 관광지이다 보니 계절에 따라 손님이 크게 달라지고, 비수기에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어려움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수기는 오히려 새로운 일을 고민하고,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공방을 운영하며 한 번쯤 권태로운 시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때 우연히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일할 기회가 생겼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일이어서 어려웠지만,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저에게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공방 밖에서의 경험도 지금의 저를 조금씩 성장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남해는 사람을 통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처음 내려왔을 때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 낯설기도 했지만, 하나둘 인연이 이어지고 지역 사람들과 가까워지면서 이곳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풍경에서도 영감을 얻지만, 결국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서 가장 큰 힘을 얻는 사람이라는 것을 남해에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image ⓒ 남해로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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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추억이 오래 남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골목길공작소가 좋은 사람들이 편하게 찾아와 오래 간직할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 중 잠시 들르는 체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해를 떠난 뒤에도 반지를 볼 때마다 그날의 시간과 풍경이 함께 떠오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누군가의 특별한 하루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스로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해 보려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큰 야망을 가지고 살아가기보다 지금 제 앞에 있는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저를 만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즐거웠고, 힘을 얻었다고 이야기해 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물 흐르듯 살아가고 싶습니다. 지치지 않고 오래 좋아하는 일을 이어가며,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골목길공작소도 그런 마음처럼,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이 자연스럽게 쌓여가는 공간으로 오래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image ⓒ 남해로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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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공작소
"세상에 하나뿐인 반지를 만들어 가세요" |
이동복떡집
"제 공간 인근에 있는 유명한 떡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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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음식을 맛으로 기억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장 오래 남는 것은 맛보다 그 음식에 담긴 기억이다. 할머니가 담가주신 김치, 갓 짜낸 참기름의 고소한 향, 계절마다 달라지던 밥상처럼 말이다. 김진아 대표에게 토속음식은 그런 기억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스며든 식문화는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았고, 결국 지금의 삶으로 이어졌다.
시각디자인과 문화기획, 사업개발까지 다양한 일을 경험한 그는 지금 남해에서 조금은 낯선 방앗간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기름을 짜는 공간이 아니라 남해의 농산물과 토속음식을 경험하고, 사람들이 잠시 머물며 지역의 맛을 천천히 느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오래된 식문화를 오늘의 방식으로 풀어내기 위해 배우고 기록하는 일. 지금 김진아 대표는 남해의 맛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가는 일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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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속음식은 제게 특별한 분야라기보다 가장 익숙한 음식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할머니가 담가주신 김치와 장을 먹으며 자랐고, 김장을 할 때면 늘 제게 간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자연스럽게 음식의 맛을 보는 역할을 맡았고, 그 과정에서 좋은 음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조금씩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시간들이 지금은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할머니께서 예전처럼 직접 김장을 담그기 어려워지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이제는 내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 먹는 음식보다 직접 담그고 만드는 음식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토속음식은 자연스럽게 제가 가장 오래 좋아하는 분야가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공부로 이어졌고, 지금도 여전히 배우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언젠가는 제 이름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장 오래 좋아했고, 어떤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 보니 답은 토속음식에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시작된 관심이 지금은 제 삶의 방향이 되었고, 앞으로도 오래 이어가고 싶은 일이 되었습니다.
image ⓒ 남해로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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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준비하고 있는 공간은 흔히 떠올리는 방앗간과는 조금 다릅니다. 기름을 짜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남해 농산물을 활용한 식음료를 함께 경험하고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방앗간과 카페’라고 소개하기도 하지만, 카페는 어디까지나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토속음식을 공부하다 보니 장 문화도 흥미로웠지만, 저는 자연스럽게 기름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같은 깨를 사용하더라도 볶는 방식과 온도, 건조 과정에 따라 향과 맛이 달라집니다.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맛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고, 그 차이를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리브유는 원산지와 품종을 따져 자연스럽게 고르는데, 들기름과 참기름은 아직 그런 문화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식탁에서 가장 오래 함께해 온 기름이기도 합니다. 저는 남해에서 자란 좋은 농산물로 만든 기름의 가치를 조금 더 쉽고 친숙하게 전하고 싶습니다. 남해를 떠난 뒤에도 이곳의 맛이 오래 기억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image ⓒ 남해로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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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속음식은 한 번 배웠다고 끝나는 분야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장 문화는 짧은 시간 안에 익힐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발효를 기다리고, 계절을 지나며 맛이 달라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생길 때마다 다른 지역을 찾아가 장 문화를 배우고, 오래 이어져 온 전통 방식을 하나씩 익히고 있습니다.
배우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된장과 고추장, 그리고 기름을 제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조금 더 깊이 알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지금은 당장 제품으로 만들기보다 천천히 배우며 저만의 방향을 찾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배움이 남해의 식문화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어떤 방식이 가장 저다운 모습일지 계속 고민하는 과정이지만, 서두르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완성되는 토속음식처럼 저 역시 천천히 저만의 맛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image ⓒ 남해로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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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문화기획과 사업개발 분야에서 오래 일했고, 영국에서 서비스디자인을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잠시 쉬어갈 생각으로 친구가 있던 남해에 한 달 살이를 오게 되었습니다. 그 시간이 지금의 삶으로 이어질 줄은 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해는 이상하리만큼 편안한 곳이었습니다. 해안도로를 달리며 바라보던 윤슬과 여름밤 논에서 들려오던 개구리 소리, 처음 보는 풍경들이 오히려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은 이곳의 분위기가 저를 자연스럽게 쉬게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사람들의 따뜻함이었습니다. 두모마을에서 처음 느꼈던 환대는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낯선 사람을 자연스럽게 맞아주고, 함께 어울리게 해주는 분위기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게 남해를 좋아하게 되었고, 결국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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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시골에는 기회가 적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반대로 느꼈습니다. 남해는 규모는 작지만 해 볼 수 있는 일이 정말 많은 곳이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직접 실행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어려움도 있습니다. 도시에 비해 필요한 인프라를 찾기 어렵고,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릴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일도 많았습니다. 공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주변 분들이 선뜻 손을 내밀어 주셨고, 이유 없이 도와주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혼자 하는 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저는 남해가 좋습니다. 조금 느리고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계속 이곳에 머물게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image ⓒ 남해로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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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고시레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을 온 사람도, 동네 주민도,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나 편하게 들러 이야기를 나누고 쉬어 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음식을 먹는 것에서 끝나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간을 준비하면서 가장 깊이 느낀 것도 결국 사람들의 다정함이었습니다. 무거운 냉장고를 옮길 때도, 공간을 손보는 과정에서도 주변 분들이 이유 없이 먼저 도와주셨습니다. 그런 마음을 받았기 때문에 저 역시 누군가를 편안하게 맞이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습니다.
요즘은 남해읍을 기록하는 작업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남해에서 살아가는 청년들과 오래된 건물, 그리고 이곳에 스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기록하고 있습니다. 맛도, 공간도,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남해의 맛과 사람, 그리고 이곳의 시간을 오래 기록하며 천천히 이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image ⓒ 남해로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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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레
"남해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방앗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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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키읔
"친한 친구들이 운영하는 감각적인 카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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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네 사람은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같은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더 잘하기 위해 배우고, 익숙해질 때마다 다시 새로운 것을 시작했다. 누군가는 기술을 배우며 목수가 되었고, 누군가는 더 좋은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먼 길을 오갔다. 또 누군가는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즐거움을 나누고, 누군가는 오래된 식문화를 오늘의 방식으로 이어가기 위해 공부를 계속하고 있었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이어가는 비결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마음,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지고 싶다는 호기심이 결국 지금의 삶을 만들고 있었다. 배움은 학생일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는 평생 이어지는 과정이었다.
새로운 시작은 거창한 계획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한 번 배워볼까 하는 마음, 해보지 않았던 일에 용기를 내 보는 작은 선택 하나가 또 다른 길을 만든다. 이번 이야기가 지금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도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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