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이는 남해의 중심"
vol.63 남해읍, 옛 건물 위에 다시 쌓이는 사람과 시간의 이야기
한창 때는 밤낮으로 불이 켜져 있던 남해읍이 차츰 조용해졌습니다. 익숙해서 굳이 바라보지 않던 건물들, 이름만 남은 간판들. 그렇게 늘 그 자리에 있을 거라 믿었던 중심은 조금씩 빛을 잃어갔습니다.
그런데 요즘, 그 자리에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허물지 않고 고쳐 쓰고, 지우지 않고 기억 위에 시간을 덧대는 노력 위에 멈춘 줄 알았던 공간들 위로 다시 하루가 쌓이고 있습니다. 지금, 남해읍은 천천히 다시 중심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 남해로ON 뉴스레터는 남해의 사람과 공간, 그리고 이곳에서 새롭게 써내려가는 여행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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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켜진 불빛"
남해읍에 다시 모여드는 사람과 공간의 이야기
남해읍의 변화는 골목 사이에서 먼저 느껴진다. 남해전통시장 옆, 한때 밤의 음악이 흐르던 옛 ‘여의도 나이트’ 건물이 지금의 ‘창생플랫폼’으로 태어났다. 불이 꺼졌던 공간에 다시 사람들이 드나들고, 전시와 프로그램이 열리면서 낮의 시간이 차곡하게 쌓인다. 과거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하루 위에 조용히 겹쳐진다.
그리고 동네책방인 흙기와 남해, 마파람사진관, 누밸당스, 동발국수, 봉전다락, 전통시장 같은 공간들이 저마다의 불을 밝히고 있다. 크지 않지만 분명한 태도로. 남해읍은 지금, 스쳐 가는 중심이 아니라 다시 머무는 동네로 천천히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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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전통시장 골목, 한때 여의도나이트클럽이 있던 건물이 2024년 도시재생을 통해 ‘창생플랫폼’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밤의 기억이 남아 있던 공간이 이제 주민과 여행자가 오가는 낮의 거점이 되었다.
가상스포츠 체험과 인지기능 프로그램, 안마의자가 마련되어 휴식과 활동이 함께 이어지고, 1층에서는 시즌 전시가, 2층에서는 옛 나이트클럽 기록을 재구성한 전시가 진행된다. 24시간 무료 무인물품보관함도 운영 중이다. 멈춰 있던 건물이 다시 쓰이기 시작하면서, 남해읍의 중심도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image ⓒ 창생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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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읍 중심에는 한때 ‘화전별당’이라는 고깃집이 있었다. 가족 외식의 추억이 쌓인 공간이었지만, 오랫동안 불이 꺼져 있던 건물이었다. 지금 그 자리에는 베이커리 카페 ‘누밸당스’가 들어섰다. 사회복지사, 자활기업 운영, 건축과 인테리어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온 김경훈 대표가 과거의 기억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입힌 공간이다.
그는 카페를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청년과 창작자, 새로운 시도가 모이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카페와 건축, 사회적경제를 통해 청년의 가능성을 연결하며 남해에 새로운 활력을 그리고 싶습니다.”
누밸당스는 지금, 남해읍 중심에서 사람과 가능성을 연결하는 작은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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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양희수 작가는 서울에서 엄홍길 국토대장정 사진·영상 작가로 활동하며 현장을 기록하던 청년이었다. 하지만 더 자유롭게 사람과 자연을 찍고 싶다는 마음으로 고향 남해로 돌아와 사진을 찍고 있다.
남해읍은 관광지가 아니라 생활이 모이는 동네다. 장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남해의 중심이다. 마파람사진관은 바로 그 생활권 안에서 사람들의 시간을 기록하는 공간이다. 졸업사진을 찍으러 오는 학생, 가족사진을 남기러 오는 주민, 여행 중 들러 증명사진을 찍는 사람까지 다양한 얼굴들이 이곳을 지나간다. 그렇게 쌓인 사진들은 단순한 인물사진이 아니라 남해라는 동네의 시간을 보여주는 기록이 된다.
마파람사진관은 오늘도 남해읍 사거리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성실히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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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읍 봉전마을에는 오래된 집 한 채가 있다. 한때는 30년 가까이 비어 있던 집이었지만, 지금은 ‘봉전다락’이라는 이름의 독채 감성 숙소로 다시 불을 밝히고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담긴 집을 고쳐 다시 사람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만든 곳이다. 구옥의 구조는 살리고, 다락방과 자쿠지, 티룸 같은 공간을 더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숙소로 완성했다.
다락에서 책을 읽고, 따뜻한 욕조에서 여행의 피로를 풀고, 마당에서 캠핑 감성을 즐기는 하루. 남해 봉전다락은 여행지라기보다 추억이 다시 시작되는 집에 가깝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남해에서 새로운 기억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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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읍시장, 아직 쓰이지 않은 가능성의 공간"
시장을 지켜온 대곡청과 박준영 & 새롭게 출발한 동발국수 장재영
남해읍의 중심에는 오래된 시장이 있다. 새벽이면 가게 문을 여는 소리와 함께 하루가 시작되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인사가 골목을 채운다. 크지 않은 시장이지만 이곳에는 오랜 시간 쌓여 온 생활의 장면들이 남아 있다. 물건을 사고파는 일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사람의 얼굴과 이야기들이다.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이어온 상인들은 시장의 시간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다.
시장 속에도 느리지만 변화의 바람이 분다. 설천면에서 읍 전통시장으로 장소를 옮겨 새로운 도전을 열어가는 동발국수 장재영 대표가 그 예다. 더불어 이 시장을 십여 년 째 지켜오고 있는 대곡청과 박준영 대표를 통해 옛 시장의 풍경과 지금도 이어오고 있는 전통시장의 의미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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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장바구니에서 시작된 시장의 삶"
안녕하세요. 남해전통시장에서 대곡식품을 운영하고 있는 박준영입니다. 가게를 시작한 지는 11~12년 정도 되었고, 시장과 인연을 맺은 시간은 그보다 훨씬 오래되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예전부터 농사를 지으시면서 시장에 농산물을 내다 팔았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시장 일을 도와드리며 자랐습니다.
한동안 도시에서 일을 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도 어머니는 장날마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계셨고, 저는 옆에서 일을 도와드렸습니다. 장사가 잘되던 시기가 있었고, 어머니도 연세가 드시면서 가게를 이어 받아 운영할 생각이 없냐고 물으셨습니다. 고민 끝에 제가 이어서 해보겠다고 했고 그렇게 지금까지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는 생각보다 훨씬 잘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장사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가격 경쟁이 심한게 과일입니다. 싸게 팔면 손님은 좋아하지만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마진이 거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새벽부터 나와 일을 하고 손님을 맞이하며 지금까지 가게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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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사거리처럼 활기찼던 옛 남해전통시장"
제가 기억하는 예전의 남해전통시장은 정말 사람이 많고 활기찼습니다. 비유하자면 명동 사거리처럼 북적이던 시장이었습니다. 장날이면 사람들로 가득했고 시장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장사를 시작한 초반 3~4년 정도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마트가 생기고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명절이 되면 그 변화를 더 크게 느낍니다. 예전에는 가족들이 함께 시장을 찾았지만 이제는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 그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시장을 찾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면 시장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저도 장사를 이어가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습니다. 마진을 줄이기도 하고 난전에 물건을 내놓기도 하며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결국 시장 장사는 품질이 기본이고, 그 다음이 가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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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물건을 사기보다는, 사람을 만나는 곳 '시장'"
오래 기억에 남는 시장 손님들이 많습니다. 특히 시골 시장이다 보니 대부분 서로 얼굴을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물건을 사러 오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시던 마을 어르신들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요양병원에 가신다고 인사를 하시던 분들도 있었고, 매일 보이던 분들이 어느 날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참 찡합니다. 그런 순간들을 겪다 보면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만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통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믿음’과 ‘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는 과일이나 음식을 직접 맛보기도 하면서 품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건의 값어치를 믿고 사는 곳이기도 하고, 상인과 손님 사이에 정이 오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요즘도 가격을 깎아 달라고 하시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웃으며 응대하고자 노력합니다. 장사는 결국 매순간마다의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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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살아야 남해도 함께 살아갑니다"
저는 남해읍 전통시장이 남해군 경제의 중심 지표가 되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잘 돌아가야 농산물 가격 흐름도 알 수 있고 지역 경제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이 활기를 잃는 모습이 아쉽기도 합니다. 상인들도 고령화가 되면서 가게 문을 닫는 곳이 많아졌고 비어 있는 점포는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장을 찾는 단골 손님들이 있고, 대곡청과를 찾아오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가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시장을 자연스럽게 둘러볼 수 있도록 투어나 콘텐츠 같은 요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장사가 조금 덜 되더라도 시장에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모습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최근에 열린 ‘화전야장’ 같은 행사도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상인회에서도 친절 교육이나 가격 표시제 실현 등 시장을 조금 더 활기 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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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전통시장에서 만나는 진짜 '남해의 맛'"
대곡청과의 자랑을 하나 말하자면 결국 과일의 맛입니다. 손님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것은 상품의 값어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맛있는 과일을 판매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남해전통시장에는 어시장이 유명하여 회센터 거리도 있고 생선을 사러 오는 분들도 많습니다. 남해 바다는 물살이 세서 생선들이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특히 살이 단단하고 맛이 좋습니다. 과일도 사고 회도 사고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면 남해의 먹거리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시장에 오신다면 장날(2일, 7일)에 한번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새벽 5시부터 장이 시작되고 오전 11시쯤 파장이 되지만 그 시간 동안 시장의 활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남해전통시장은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시장에 오셔서 남해의 정과 맛을 함께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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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읍시장 속으로 들어와 국수를 삶다"
남해읍 전통시장 골목 안에는 작은 국숫집 하나가 있다. 이름은 동발국수. 평범한 국수집처럼 보이지만, 이곳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은 장재영 대표.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과 부산에서 10년 넘게 남성복 디자이너로 일했던 사람이다. 재킷과 점퍼를 디자인하며 치열한 패션 업계에서 살아왔던 그는 어느 순간 번아웃과 삶의 방향 앞에서 멈춰 서게 된다. 그리고 다시 떠올린 곳이 있었다. 어린 시절 방학마다 놀러 오던 할머니 집 같은 동네, 남해였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새로운 직업은 의외로 단순했다.
“남해 가서 국수나 팔아라.” 농담처럼 들렸던 그 말에서 시작된 작은 국숫집은 지금 남해 전통시장에서 하루하루 사람들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다. 서울과 부산의 패션 업계를 지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한 디자이너의 이야기, 그리고 전통시장 한복판에서 국수를 삶으며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그의 일상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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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시작된 삶, 15년의 디자이너 생활"
안녕하세요. 동발국수 대표 장재영입니다. 사실 아직도 ‘대표’라는 말은 조금 어색합니다. 직원도 없는 1인 가게에서 대표라니요.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 사춘기, 대학 생활, 첫 사회생활까지 모두 부산에서 보낸 부산 토박이입니다. 남해는 아버지의 본가가 있는 곳이라 저에게는 어릴 때 방학마다 놀러 오던 할머니 집 같은 곳이었죠.
패션 업계에서는 약 15년 정도 일을 했습니다. 남성복 아우터, 그러니까 재킷이나 점퍼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일을 했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일 자체는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매 시즌 감성이 아니라 매출로 평가받는 구조 속에서 경쟁과 압박도 컸습니다. 그래도 돌아보면 좋아하는 일을 꽤 오랜 시간 업으로 삼을 수 있었다는 건 인생에서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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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끝에서 다시 떠올린 곳, 남해"
남해로 내려오게 된 계기를 물어보면 다들 뭔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 별거 없습니다. 디자이너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번아웃도 오고 매너리즘도 왔습니다. 개인적인 일들도 겹치면서 많이 지쳐 있었죠. 그때 지인의 소개로 일산에서 시스템 에어컨 영업 일을 하게 됐습니다.
아파트 단지 앞에서 부스를 설치하고 사람들을 만나던 그 일이 당시 저에게는 꽤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 일도 오래 하지는 못했습니다. 이후 공장 일을 하며 몇 달 정도 지내던 중 집에서 “그러지 말고 남해 가서 국수라도 팔아라”라는 말을 듣게 됐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래, 알겠다” 하고 내려온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고민을 길게 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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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발국수는 감칠맛에서 시작됩니다"
사실 국수를 하게 된 이유도 굉장히 단순합니다. 요리를 배운 적도 없고, 큰 자본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가족의 지원을 받을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제 생각에는 가장 진입 장벽이 낮은 음식이 국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꽤 무모한 판단이었지만요.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장사를 하면서 점점 동발국수만의 방향이 생겼습니다.
지금 동발국수의 메인 메뉴는 사실 물국수보다 고기국수입니다. 육수에는 국산 남해안 멸치를 사용하고 있고, 양념장에 들어가는 멸치 액젓은 남해 남면에서 직접 공수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늘은 남해 마늘을 쓰고 있고, 유자 식초도 매년 겨울 직접 담가 사용합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감칠맛입니다. 채소도 굽고, 멸치도 굽고, 고기도 굽습니다. 그 다음 멸치와 고기를 각각 낮은 온도에서 오래 우려냅니다. 이후 각각 완성된 육수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고기의 묵직한 감칠맛과 생선의 가볍고 향긋한 감칠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유자 식초가 들어가면 은은한 향과 산미가 더해지면서 감칠맛이 한 번 더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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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천에서 전통시장으로, 새로 태어난 느낌으로"
동발국수는 처음 설천에서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장사를 하다 보면 손님들이 종종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조금만 더 가까우면 자주 올 텐데요.” 그러던 중 거래처 및 손님들이 시장 쪽 자리를 계속 알려주셨고, 결국 지금의 전통시장 자리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2025년 4월부터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매출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설천에서의 일주일 매출이 지금은 하루 매출 정도가 됩니다. 국수라는 음식은 자체가 관광지보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오가는 길목에 있을 때 더 잘 맞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마치 새로 태어난 느낌으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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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읍, 아직 쓰이지 않은 가능성의 공간"
남해읍시장과 읍사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참 좋았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너무 없잖아…”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힙한식, 때깔로무역, 누밸당스같은 공간들도 처음부터 핫플레이스였던 건 아닙니다. 빈 상가, 찾기 힘든 자리, 오래 비어 있던 공간에서 시작된 곳들이죠. 그래서 저는 시장과 읍내의 빈 공간들을 쇠락의 흔적이 아니라 가능성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해는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생산력이 있는 섬입니다. 쌀, 마늘, 시금치, 축산, 어업까지 일 년 내내 돈이 도는 구조가 있는 곳이죠. 그 돈이 머무르고 소비될 매력적인 공간이 늘어난다면 남해는 훨씬 더 재미있는 동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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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를 검색하면 떠오르는 ‘동발국수’ 소망"
앞으로의 목표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외적으로는 남해를 검색하면 떠오르는 국숫집이 되는 것.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하나 있습니다. 남해 여행을 다녀간 사람이 일주일쯤 지나 문득 이렇게 말하는 것. “아, 거기 국수 참 맛있었는데.”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 생각나는 국수를 만드는 가게가 되는 것이 동발국수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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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읍을 천천히 걸어보면 오래된 시간과 새로운 변화가 함께 보입니다. 한때 익숙했던 공간들이 다른 모습으로 다시 불을 밝히고, 전통시장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누군가는 가게 문을 열고, 누군가는 그 길을 지나며 하루의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오랫동안 장사를 이어온 상인들의 기억이 쌓이고, 남해를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더해지면서 시장은 또 하나의 시간을 만들어 갑니다. 남해읍의 변화 역시 그런 작은 이야기들 속에서 조금씩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해읍은 여전히 남해의 중심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전통시장이 있습니다. 언젠가 남해를 찾게 된다면 시장 골목을 한 번 천천히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상인들의 인사와 오래된 가게들, 그리고 시장의 풍경 속에서 남해가 가진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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